Tuesday, August 30, 2016

샤프트(shaft) - 셀프 피팅 경험기

제 주변 골프를 같이 하는 지인들도 여전히 엔진이라고 믿고, 샤프트에 대해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계신데, 일일이 말씀드리기도 힘들더군요.

- After-market 샤프트에 빠져있던 시기

엔진이라는 중요한 부품과 비유되었기에, 샤프트를 더 비싼 것을 쓰면, 비거리도 더 잘나오고, 일관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믿었습니다.  한참 장비에 관심이 있었던 때였기에, 드라이버에 장착하는 After-market 제품들을 계속 사고, 팔았습니다.  알딜라, 후지쿠라, 매트릭스, 그라파이트 디자인, 유에스티 등등 다양한 스펙의 제품들을 근 2년에 걸쳐서 계속 써봤었습니다.  특히, 드라이버에 기본 장착된 stock shaft 는 저품질의 제품이라고 주장하는 몇몇 유튜브 비디오들로 인해, 더더욱 샤프트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.

새로 써보는 샤프트들은 처음 몇 라운드에서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일 때가 많았지만, 그 시기가 지나면 별 차이를 못 느끼거나,  몸이 고단한 적도 많았구요.

- 값싼 샤프트 피팅을 받다

제가 있는 곳에서, 제대로 된 피팅을 받으려면 비용을 꽤 지불해야 합니다.  계속 혼자 샤프트를 바꾸다가, 한번 피팅을 받아 봐야겠다고 했는데, 아주 싼 곳에 가서 피팅을 받았지요.  별로 의욕이 없는 PGA Pro 라는 사람이, 시뮬레이터 앞에서 드라이버를 쳐보라고 하더군요.  샤프트의 특성에 대해서는 전혀 토론되는 것이 없고, 샤프트 당 5번씩 쳐보라고 하고는, 그 중 거리가 1야드라도 더 나온 샤프트가 맞는 것이라고, 그걸 주문해서 사라고 하더군요.  

- 비싸다고 더 좋은 샤프트가 아니다

한국의 무슨 방송을 보고 있는데, 화면에 비춰지는 드라이버의 샤프트가 죄다 GD Tour AD 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.  네이버 모 골프 동호회에 잠시 회원이었던 적이 있는데, 거기 있는 회원 분들이 GD에서 나온 Tour AD 시리즈, 신제품 모델을 줄줄 외우고 있고,  새 것이 나오면 그걸로 즉각 교체하는 모습을 보고도 놀랐구요.  미국에서는 Graphite Design 회사가 철수한 적이 오래되었지요.  지금은 수입상만 있을 뿐이구요.  제가 골프장에서 Tour AD를 장착한 드라이버를 딱 한 번 보았습니다.  정말 더 좋아서 그런가 하고, 저도 300불이 넘는, 그것도 중고인 Tour AD DI 인가 DJ를 산 적이 있었지요.  처음에는 왠지 괜찮아 보였습니다.  투어 선수들이 쓴다고도 하고.  하지만, 성능에서의 차이를 못 느끼고, 오히려 ball flight이 마음에 들지 않아, 팔아 버렸습니다.

- Tom Wishon의 글을 읽다

샤프트 문제로 돈이며,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가, 유명 fitter 인 Tom Wishon의 글들을 읽게 되었습니다.  샤프트가 트랜스미션이라는 말을 이 아저씨도 했지요.  그리고, 실측 데이터를 이용해, 비싼 샤프트와 싼 샤프트의 성능 비교를 보여준 글들도 읽게 되었구요.  샤프트의 특성과 골퍼의 스윙이 매칭되는가의 문제이지, 한 두 가지 단순한 요소, 즉 가격, 무게, flex 등으로만 선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.

돌고 돌아서, 지금은 저에게 맞는 샤프트를 찾았습니다.  드라이버와 우드, 하이브리드도 이 샤프트로 다 맞췄구요.  (저의 영혼의 파트너인 샤프트는 나온지 꽤 된 샤프트라서, 시장 가격도 굉장히 낮아서 좋습니다.)  샤프트가 스윙에, 몸에 맞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, 스윙할 때, 샤프트의 존재를 잊어 버린다는 것입니다.  마치 운전을 할 때, 부드러운 트랜스미션이 동작하면,  그 부품에 대해서 신경이 쓰여지지 않는 것처럼말이지요.  몸에 맞지 않는 샤프트를 쓸 때는, 버겁다, 혹은 너무 가볍게 날린다 등등 샤프트의 동작 특성에 대해서 계속 신경이 가더군요.  지금은 스윙과 헤드 움직임에만 집중이 됩니다.

마지막으로, 
- 아이언은 무조건 경량 샤프트 라구요?

샤프트는 무조건 경량이 좋다는 이상한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.  제 주변에 있는 형님들께서는 요즘 DG 샤프트를 NS Pro 경량 샤프트로 바꿔야 한다고 난리입니다. 90g 대를 써야 몸에 무리도 없고, 120g 이면 무거워서 못 쓴다고 말씀들 하시네요.  위에서 말씀드린 바처럼 무게, 플렉스 등 한 두 요소만 가지고, 샤프트를 판단해서는 안됩니다.  근처 fitter 에 가서, 피팅 받아 보시라고 하여도,  계속 경량 타령만 하시네요. 

저는 지난 달까지 쓰던 아이언의 샤프트가 110g 이었습니다만, 팔아 치우고, 120g 대 샤프트가 있는 아이언으로 다시 돌아갔지요.  아이언 헤드 때문인지, 샤프트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, 아이언 정확도가 높아져서 버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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